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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지와 장례

“어머니는 아들 아닌 딸에게 장례를 맡겼다” 죽음도 준비가 필요하다 [세상&]

by 곰바이GOMbuy 2025. 4. 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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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동구 ‘생전정리서비스’ 신청한 박 모 할머니
“매일 행복한 삶 살다 보면 죽을 때도 행복할 것 같아”

자신이 작성한 사전장례주관의향서를 보고 있는 박 모 할머니. 손인규 기자

“당장 내일 죽어도 하나도 아쉽지 않을 거 같아요”

죽음은 누구에게나 닥칠 미래지만 그 미래를 잘 준비한 사람은 많지 않다. 그날이 와서야 후회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. 그래서 ‘잘 죽는 것’은 준비가 필요하다. 죽음의 순간 외롭지 않고 싶은 건 모든 살아있는 사람의 소망이기 때문이다.

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살고 있는 박 모(70대) 할머니는 현재 혼자 살고 있는 박 할머니는 정부 지원을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다.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은 삶이다.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있는 어르신이다.

지난해 박 할머니는 강동구가 진행 중인 ‘생전정리서비스’를 신청했다. 생전정리서비스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1인 가구 어르신이 생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. ‘사전장례주관의향서’ 사업을 비롯해 ‘웰다잉(well dying) 교육’, ‘사전연명의료의향서’ 상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.

이 중 ‘사전장례주관의향서’ 사업은 65세 이상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자기 의료상의 위급상황 또는 사망 시 장례를 주관해 줄 사람을 생전에 지정하는 의향서를 작성하는 사업이다.

박 할머니는 “아들과 딸 두 자녀가 있는데 내가 죽으면 장례를 해 줄 사람으로 딸과 사위를 1순위로 지정해 놨다”며 “자식들에게 말하면 ‘아직 정정하신데 뭘 이런걸 하셨나’ 펄쩍 뛸까 봐 아직 말은 못 했다”고 말했다. 실제 박 할머니는 아직 죽음을 준비하기에는 일러 보일 정도로 정정했고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. 하지만 박 할머니는 죽음은 항상 준비해야 할 친구 같은 거라고 했다.

박 할머니는 “50대에 아저씨와 사별 후 갑상선암을 앓으며 10년의 투병 생활을 보냈다”며 “그렇게 몸이 많이 약해지면서 죽음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고 잘 죽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”고 말했다.

이후 종교를 갖게 된 박 할머니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한다. 박 할머니는 “성당을 다니면서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주변에서 걱정해 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맘이 많이 편해졌다”며 “그런 감사한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면서 남은 삶을 보내고 싶다”고 말했다.

박 할머니는 부족한 생활이지만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. 박 할머니는 “내가 물질적인 축복은 못 받았지만 아이들이 나쁜 길로 가지 않고 잘 커서 부모가 된 것도 감사하다”며 “지금은 매일 운동도 하고 복지관에서 한자도 배우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”고 말했다.

장례식장 모습. <연합뉴스>

박 할머니는 이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작성했다고 한다. 삶의 끝에서 더 이상 목숨에 미련을 가지며 고생하고 싶지 않아서다. 박 할머니는 “시신기증, 장기기증도 신청해 놨지만 늙은 몸이어서 쓸만한지는 모르겠다”며 “그래도 누군가에라도 도움이 된다면 보람을 갖고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”고 말했다.

이어서 “지금은 돈벌이가 없지만 죽을 때 ‘이것도 못 했다’고 억울하지 않도록 요새는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입고 싶은 거 입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잘살고 있다”며 “매일매일을 그렇게 행복하게 살다 보면 죽을 때도 행복한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”고 덧붙였다.

박 할머니는 집안에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제외한 물건들을 정리 중이라고 한다. 나중에 자신이 죽고 난 뒤 자식들이 짐을 처분하는데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.

강동구는 박 할머니처럼 생전정리서비스를 신청한 건수는 지난해 1118건이라고 밝혔다. 구는 올해부터 서비스 지원 대상을 65세에서 55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.

 

 

“어머니는 아들 아닌 딸에게 장례를 맡겼다” 죽음도 준비가 필요하다 [세상&]

강동구 ‘생전정리서비스’ 신청한 박 모 할머니 “매일 행복한 삶 살다 보면 죽을 때도 행복할 것 같아” [헤럴드경제=손인규 기자] “당장 내일 죽어도 하나도 아쉽지 않을 거 같아요” 죽음

biz.heraldcorp.com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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