통상 4~6일간 장례, 애도기간 9일
교황, 지난해 장례 지침 개정하며
자서전에 "품위 있지만 간소하게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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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성당에서 비둘기를 날려보내고 있다. 이스탄불=EPA 연합뉴스
이날 교황청 궁무처장이 21일(현지시간)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거를 공식 발표하면서 교황 장례 절차도 시작됐다.
일반 조문·장례미사 이뤄져
교황의 사망 확인은 일반인과 같이 의사의 진단으로 이루어진다. 과거에는 은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며 세 차례 교황의 이름을 부르는 의식을 수행했으나, 21세기 이후로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.
사망이 확인되면 가장 먼저 취해지는 조치는 '어부의 반지'를 폐기하는 것이다. 라틴어로 된 교황의 이름과 베드로가 그물로 물고기를 낚는 모습이 새겨진 반지로, 교황이 주요 문서에 결재할 때 도장으로 사용되는 '바티칸의 옥새'다. 교황 사망이 확인되면 궁무처장이 직접 반지에 큰 흠집 두 개를 낸다. 교황이 사망한 이후 문서가 위조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는 것이다. 교황이 사용하던 서재와 침실도 봉인된다.
이후 교황의 시신은 하얀색 수의와 팔리움(십자가가 그려진 띠)이 입혀진 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대성전으로 옮겨진다. 이후 3일간 일반인 조문을 받은 뒤 장례 미사가 열린다.
구체적인 일정은 추기경으로 이루어진 특별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, 통상 선종 후 하루이틀이 소요된다. 공식 애도기간은 사망 후 9일이지만, 장례 절차는 4~6일 내 마무리돼야 한다. 과거 화장을 금기시했던 천주교 전통에 따라 화장은 하지 않는다.
간소화된 장례식
재임 기간 내내 공식 관저인 사도 궁전이 아니라 다른 사제들과 함께 '성 마르타의 집'에서 생활하는 등 검소한 삶을 추구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인 만큼, 그의 장례식 역시 전에 비해 소박하게 치러질 예정이다. 교황은 지난달 13일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자서전 '희망'에서 "품위를 지키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다"고 밝힌 바 있다.
이러한 교황의 요청에 따라 바티칸은 지난해 11월 '교황 장례 예식서'를 개정했다. 지금까지 교황 장례식엔 각각 사이프러스 아연 참나무로 만들어진 세 개의 관이 사용됐지만, 개정된 예식서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목관 하나만을 사용할 예정이다.
일반인 조문도 관에 안치된 채 이루어진다. 관을 닫는 입관 의식도 하지 않는다. 교황이 묻히는 장소도 달라질 수 있다. 개정된 예식서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 안치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.
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마 시내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.